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애플 비전프로에 대해 정리하였습니다. 애플 비전프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필자는 애플에 투자하고 있지 않으며, 아래 내용은 다소 주관적인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셔서 참고 자료 정도로만 활용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1. 애플 비전프로 성공할 수 있는가?
애플에 투자하고 있다면, 당연지사 애플 비전프로가 성공할 수 있는지가 제일 궁금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애플은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만들고, 비전프로 역시 그렇게 만들었다.
- 공간 컴퓨팅(AR/VR) 시장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커질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 애플은 연동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 아이폰을 다시 조명해보겠습니다. 첫 아이폰은 2007년 애플 키노트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의 제품이 있었나요? 이젠 다들 아시겠지만, 아이폰은 최초의 스마트폰이 아닙니다.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최초의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폰’입니다. 왜 그런것일까요?
필자는 애플이 제품을 만들 때 광적일 정도로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이폰이 다른 스마트폰 대비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성, 편리성, 직관성 측면에선 다른 스마트폰이 아이폰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도구이고, 도구는 활용되어야 비로소 가치를 가집니다. 아무리 많은 기능을 집어 넣어도, 너무나 복잡하여 사람들이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 기능은 가치가 없는 것 입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사용자 경험에 초점을 맞춰 모두가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기 때문에 아이폰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아이폰 넘어서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전부 이와 동일한 이유로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비전프로도 그렇게 제작되었습니다. 기존 AR/VR 기기 대비 우수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뛰어난 패스스루 기능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증대시켰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요?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가격보다 높은 경우 결국 물건을 팔리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비전프로를 가치 있다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제품이 세대를 거듭하면 개선되면, 결국 그 가치를 용인하는 사람이 증가할 것입니다. 애플워치처럼요.
AR/VR 시장이 커지는 것에 반론을 드시는 분들은 없을 것 같아, 2번 내용은 건너뛰도록 하겠습니다.
서포트 해줄 다른 스마트 장치들이 있다면, 애플이 말하는 공간 컴퓨팅 즉, AR/VR 기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맥과 비전프로를 연동하여 맥의 화면을 크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기 간의 유기적인 상호 작용 즉, 연동성을 만들기 위해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통합된 여러 디바이스가 필요합니다. 이를 충족하는 기업은 현재 애플뿐입니다. AR/VR 디바이스를 시장에 내놓은 기업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애플처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기존 기업들과 다른 애플만의 엣지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공개되었던 애플 실리콘 M 시리즈 프로세서는 시장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M 시리즈 프로세서를 통해 전력 대비 성능이 뛰어난 프로세서가 왜 필요하고, 이것이 왜 소비자에게 큰 감동을 주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애플은 이 M 시리즈 프로세서를 맥을 넘어서 다른 애플 디바이스에도 넣기 시작했고, 이 결과로 애플의 디바이스는 더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에 견줄 기업이 있나요? 더 나아가 5년 이내에 이러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기업이 나타날까요?
2. 애플 비전프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는가?
애플 비전프로의 대표적인 개선점으로 무게와 배터리가 꼽힙니다. 우선 배터리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첫 아이폰의 배터리 사용시간이 4시간 안팎이었지만, 오늘날의 아이폰은 10시간 내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비전프로 역시 세대를 거듭하고 개선될 수록 배터리 사용시간은 증가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다음은 무게를 살펴보겠습니다. 비전프로의 무게가 무거운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의 하나로는 마감 소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애플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기업입니다. 사용자 경험에는 단순히 기기 자체의 스펙도 있지만, 제품 마감 처리와 디자인 그리고 패키지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됩니다. 그래서 알루미늄과 스테인스로 마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게보단 고급스러움이 우선이었나 봅니다.) 그럼, 소재 특성상 무게 감소는 어렵다고 봐야 할까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아이폰 15 프로는 전작 제품 대비 약 20g 가벼워졌습니다. 이는 설계 고도화와 스테인리스에서 티타늄 소재로 바꾼 덕분이었습니다. 비전프로도 이런 방식으로 무게를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한 제품군 안에서도 라인업을 구별(아이폰은 프로와 일반, 아이패드는 에어와 프로 그리고 미니, 맥은 에어와 프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전프로 역시 라인업을 구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3개년 안에 비전에어도 공개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봅니다.
세상에 어떤 제품이든 개선할 부분이 없는 제품은 없습니다. 더버지, 뉴욕타임즈, 대형 IT 유튜버 등 현재 비전프로뿐만 아니라 기존 10년 이상 공개된 레거시 제품 역시 개선점을 이야기합니다. 필자는 사용자 즉, 소비자라면 그 개선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투자자라면 개선점이 아닌, 제품이 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애플 비전프로만 보고 투자해도 되는가?
오늘날 1억 대씩 팔리는 아이폰은 초기에 400만 대 정도 팔리던 제품이었습니다. 비전프로는 아이폰 대비 훨씬 더 낮은 판매량으로 시작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다시 말해 비전프로가 단기간 애플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더 나아가 애플의 매출 포트폴리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웨어러블 디바이스, 서비스 등 다양합니다. 즉, 결론적으로 비전프로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플 비전프로를 시작으로 향후 애플카와 같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그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생각하신다면, 투자를 고려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